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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영하7도까지 곤두박질 치는 2월 중순에 폐지를 주우러 리어카를 끌고 , 서울 서부의 등촌동 곳곳 을 다니는 이영자(74)할머니는 오후 12시 30분은 되어야 일을 마치고, 무거운 멍에를 벗는다. 할머니는 그날도 세번이나 폐지수집상에 다녀왔다고 했다. 비우면 40킬로 이상은 나갈 것 같은 리어카를 한번에 채우는 대신,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는 조금씩 리어카를 채워, 폐지수집상에 들르는 쪽을 택했다.

수입에 대해서, 할머니는 " 폐지수집상에 갈때마다, 1천원, 2천원, 3천원씩 버는데, 하루에 1만 ~1만5천원을 번다." 고 했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8,750원이다.

하루 일과에 대해, 할머니는 "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을 시작해, 6시까지 계속해서 폐지를 주우러 다닌다." 고 했다.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서, 할머니는 " 25년전 할아버지와 국수공장을 운영했는데, 사업이 망해, 엄청난 부채를 걸머졌다. 할아버지는 10년전 세상을 떠나, 홀로 남았다." 고 했다. 한편, 옅은 미소를 띄우며, " 슬하에 자식이 4명 있는데, 용돈을 받지는 않는다. 나는 내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 몸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할 것이다." 라고 했다.

생계를 잇기 위해 폐지를 줍는 60여명의 어르신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쓴 ' 가난의 문법' 의 저자, 도시사회학 연구자 소준철37씨는 " 서울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어르신들이 얼마나 계신지는 정확히 모른다. 왜냐하면, 이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직업도 아니고, 누군가가 임금을 주는 직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그렇게 인터뷰 했던 이 할머니와 같은 많은 여성들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동안 사업실패의 쓴 잔을 들이켰으며, 두번 다시 이를 만회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그들이 처한 여건은 제각기 다르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본연금 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활전선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고 소 씨는 적고 있다.

여기서 ' 기본연금' 이라고 하면, 소득 하위 70퍼센트 이하의 65세 이상의 노년층들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정부에서는 이분들에게 한달 기준 20~30만원을 지급한다.

이 가혹한 삶을 살아내기 위해, 할머니들께서는 골판지 뿐만 아니라 재활용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다판다. 그분들께서는 플라스틱,박스, 신문, 책, 가전제품, 심지어는 나무로 만든 가구까지도 주워가신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활용품 판매로 버는 돈은 매일매일 다르지만, 폐지가격은 킬로그램 당 40원으로, 저자는 " 200킬로그램 남짓 들어가는 리어카를 채우면 , 8천원 정도 받는다." 고 했다.

이에대해, 김범중,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UCLA 사회복지학 박사는 " 우리는 생계를 위해 이렇게 폐지를 주우러 다니시는, 우리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년층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분들은 우리사회의 자화상 이다. 한국은 세계10대 경제강국 이지만, 노인빈곤율은 OECD국가들중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경제연구원KERI 최신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OECD평균 14.8퍼센트의 3배인 43.4퍼센트에 육박했는데,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 노년인구의 비중이 15.7퍼센트(=812만명)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급속히 진입하면서, 이 문제는 더욱더 심각해졌다. 통계학적으로 노인들중 절반가량이 아직까지도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에서 정규수입원을 갖고 있는 노년층은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노년층도 40퍼센트가 채 되지 않는다. 이것은 노년층의 절대다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후세대가 걸머지고 있는 약 30만원의 부조금에 의지해야 한다' 는 말로 이런 우울한 상황은 노인들과 이렇다 할 기술이나 직무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생활전선에 뛰어들게 했다. 하지만, 젊은청년들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이 나라에서 과연 노인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이유로 동기부여가 상당히 떨어지는 일이나, 최저임금도 받기 힘든 일자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노년층들이 폐지줍는 일에 내몰린다. 더우기, 노년층들이 이미 정부로 부터 대부분의 지원을 받는 계층이기 때문에 노년빈곤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도 만만찮은 일은 아니다. "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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