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 퀘이크 【 2017년 10월 03일 화요일자 코리아헤럴드_사설 】

에이지 퀘이크 

고령화를 막기 위한 포괄(包括)적 전략(戰略)필요해...

​'에이지 퀘이크(Age-quake)는 영국의 인구문제 전문가인 폴 윌리스(Paul Willis)가 만든 신조어로, '고령화 사회'와 같은 인구구조 상의 변화가 미치는 충격으로 요동치는 세계를 '지진(Earthquake)에 비유한 말이다. 윌리스 교수는 에이지 퀘이크의 엄청난 파괴력을 강조하며,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에 세계경제는 에이지퀘이크로 인해 뿌리째 뒤흔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운하게도, 윌리스 교수는 에이지 퀘이크로 고통받을 첫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그의 예상은 들어맞은 듯 하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세계에서 고령화속도가 가장빠른 나라들 중 하나 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통계는 한국이 올 8월 공식적으로 고령사회(高齡社會)에 접어들었고, 초고령사회(超高齡社會)를 향하여 돌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월,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가 520만명에 육박해 전체 인구의 14.0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17년전, 정부는 한국이 전체인구에서 노년인구의 비중이 7퍼센트를 넘는 고령사회가 될 것이며, 내년에는 14퍼센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고령화의 결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지난 9월, 사상처음으로 유소년인구를 넘어섰다. 정부관계자들은 2026년 노년층의 비율이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이미 이 수준을 넘어섰다. 고령화현상은 농촌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전라남도는 노년층의 비율이 21.4퍼센트로 주요 지역들 중 가장 고령화 된 곳으로 대부분이 농 ·어촌 지역에 위치한 도(道)내 93개 시/군/구 는 이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전남 고흥 과 경북 의성은 노년층의 비율이 각기 38.1퍼센트와 37.7퍼센트를 기록하는 등,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고령화 비율이 40퍼센트에 육박하고 있다.  고령화의 심각성은 여러 지표들에서도 잘 나타나, 통계청이 발표한 농촌지역에서의 노령화지수는 전국평균보다 3배나 높아, 2016년, 농장주들의 평균연령은 66.3세에 달하고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바와 같이,  고령화는 가난이 확산된  결과로서, 한국은 세계에서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들 중 한 곳일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에서 노년층 중 환자의 비율과 외로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따라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농촌지역의 경제를 다시금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프로그램에 정부가 즉각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으며, 재정, 복지, 보건 그리고 노동정책을 비롯한 급속한 노령화사회에 대처하기 위한 포괄적인 접근과 프로그램들이 요망된다.

하지만, 한국이 예상보다 1년 일찍 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일자리 정책은 그 좋은 예로, 정치가들과 정부관계자들은 아직도 고용문제와 노동시장개혁에 대해 논의할 때 노령요인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노령요인들을 간과하기는 계약직 근로자 문제, 청년들을 위한 공공부문 일자리 증대, 청년구직자들을 위한 임금제공 및 법정근로시간 단축문제와 같은 사안에 주력해 온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노동시장의 양극화문제를 해결하고, 심각한 청년실업문제를 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효과적인 프로그램들이 상당히 부족하다.

지금까지 과학적 탐사방법이 계속 연구되고 있음에도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이지퀘이크는 정부가 우리사회에 엄청난 손실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예방할 수 있는 예측가능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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